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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가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모유 통해 신생아에서도 검출

이대현 / 기사승인 : 2021-05-12 11: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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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생선·컵라면 섭취 등이 고농도 환경호르몬 노출 원인
▲모유 중 환경호르몬 농도는 생활 습관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사진=경희대학교 제공)

경희대학교 간호과학대학 김주희 교수 연구팀이 ‘국내 산모의 모유와 소변 중 환경호르몬 노출 실태와 생활 습관의 연관성’에 대한 논문 네 편을 발표했다.

환경호르몬은 인간의 생식기, 면역, 신경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맥락에서 임산부와 산모가 생활 습관에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모유를 통해 신생아와 영유아에게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는 게 이번 연구의 시사점이다. 소변에서 환경호르몬 농도를 확인하는 연구는 활발하지만, 모유에서 15개의 환경호르몬 농도를 분석한 연구는 드물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 강대용 교수, 센트럴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이우형 교수, 텍사스 주립대학교 김도형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지난 2018학년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내 221명 산모의 모유에서 발견한 ‘비지속성 환경호르몬’을 분석했다. ‘프탈레이트 대사체(phthalate metabolites)’ 10종, ‘파라벤(parabens)’ 3종, ‘BPA(bisphenol A)’, ‘트리클로산(triclosan)’이 분석 대상이다.

분석 결과, 모유 중 프탈레이트는 5.4~83.3%, BPA·파라벤·트리클로산은 25.8~88.2%가 관찰됐다. 모유 중 잦은 생선·컵라면 섭취, 1회용품·플라스틱 음식 용기 사용, 방향제·로션·메이크업·새가구 사용 등이 고농도 환경호르몬으로 검출되는 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은 ‘Associations of lifestyle factors with phthalate metabolites, bisphenol A, parabens, and triclosan concentrations in breast milk of Korean mothers’라는 제목으로 환경보건학분야 상위국제저널인 키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년 후 산모와 영유아를 추적조사했다. 이들의 소변에서 환경호르몬 농도를 분석한 결과 산모의 소변에서는 프탈레이트·파라벤·BPA·트리클로산 등의 환경호르몬이 59~100% 검출됐고, 영유아에게서는 42~93% 관찰됐다.

특히, 영유아의 소변 중 환경호르몬 농도는 산모의 소변 중 환경호르몬 농도보다 높았는데, 이는 비슷한 농도의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더라도 영유아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생아와 영유아는 빠른 세포 성장과 불완전한 대사로 성인보다 더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5분 간격으로 실내 중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프탈레이트·BPA·트리클로산과 미세먼지의 연관성도 확인했다. 또, 프탈레이트·에틸파라벤과 산후우울증의 연관 가능성도 밝혀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세 편의 연구는 환경보건학분야 국제저널인 국제환경연구보건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지속성(Sustainability)에 게재됐다.

김주희 교수는 “비지속성 환경호르몬은 반감기가 6~29시간 정도로 짧아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환경에 민감한 산모와 영유아는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환경유해인자 노출을 100%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환경건강정보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서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오는 2024년 2월까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환경민감그룹의 환경유해인자노출감소를 위한 언택트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메디컬투데이 이대현 (dleogus101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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