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황달, 만만하게 보다간 부모 얼굴 노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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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아는 모든 기관이 완성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질환이 많다. 그 중에서도 신생아 황달은 신생아 60~80%가 앓을만큼, 아기들 대부분이 황달 증상을 가지고 있다. 황달은 신생아 피부와 눈 흰자위 색이 노란색을 띠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별다른 문제없이 지나가지만, 심한 경우 뇌성마비, 청력 손실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혈액 속 빌리루빈 농도 늘면
눈 흰자위·피부 노랗게 변해
0일 이상 지속 땐 꼭 진료를

경련 등 동반하는 '핵황달'
심하면 사망 가능성 높아

■핵황달 생기면 심한 경우 사망

황달은 혈액 속 빌리루빈 농도가 증가하면서 피부에 빌리루빈이 축적돼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황달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신생아에서 나타나는 황달은 성인의 황달과 그 원인이나 치료에 있어 많은 차이가 난다.

신생아 황달은 생후 첫 주에 만삭아의 60%, 미숙아의 8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대부분은 아무런 이상 없이 곧 회복되는 양호한 경과를 보인다. 하지만 심한 신생아 황달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뇌 신경계에 손상을 일으키는 '핵황달'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질병의 증상으로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 제때 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원인을 찾아서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핵황달이 생기게 되면 아기가 잘 먹지 않고 많이 자고, 더 심해지면 째지는 듯한 울음소리를 내고 경련을 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살아남더라도 뇌성마비, 경련, 지능 장애, 청력 손실 같은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임령경 부산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핵황달이 생기면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핵황달이 생기기 전에 미리 황달을 치료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신생아 황달의 원인은 생리적 황달, 모유 황달, Rh 혈액형 부적합성 황달, ABO 혈액형 부적합성 황달, 그 외에도 감염이나 간염, 담관 이상 등이다. 이 중에서도 생리적 황달과 모유 황달이 대부분이다.

생리적 황달은 태아형 헤모글로빈이 성인형 헤모글로빈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태아형 헤모글로빈의 파괴가 많아지거나 신생아의 간 대사 능력이 미숙해 빌리루빈을 처리하고 배출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는 태아기에서 신생아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가벼운 황달이며, 보통 태어난 지 3~5일에 생겨서 7~10일경 저절로 좋아진다. 아기의 머리에 출생 과정 중 생긴 혈종이 크게 있는 경우 황달이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모유를 먹는 아기는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신생아 황달이 더 잘 생긴다. 초기에 모유 수유가 충분하지 않아서 생기는 조기 모유 황달이 있을 수 있으므로 출생 후 되도록 빨리 모유 수유를 시작하고 자주 수유해주는 것이 좋다. 생후 1주 이후에도 황달이 계속되는 경우는 후기 모유 황달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심한 황달이 오기도 하며 심한 경우 1~2일간 모유를 중단하고 분유를 먹이면 대개 황달이 호전되기도 한다.

■광선 요법, 교환 수혈로 치료

황달에 걸린 신생아 모습. 부산성모병원 제공
신생아 황달이 다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며 병적 황달로 판단돼 꼭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황달이 생후 24시간 이내에 나타나거나 10일 이상 황달이 계속되는 경우는 진료를 받아야 한다.

피검사를 했다면 빌리루빈이 하루 5mg/dL 이상 높아질 때, 총 빌리루빈이 15mg/dL 이상일 때, 빌리루빈 중 포합 빌리루빈이 올라간 황달일 때는 생리적 황달이나 모유 황달이 아닌 병적 황달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포합 빌리루빈이 올라간 황달의 경우 드물지만, 선천성 담관 폐쇄증 등 간이나 담관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아기를 진찰할 때 피부와 눈 흰자위의 노란 정도를 평가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황달은 먼저 얼굴부터 시작돼 가슴, 배, 허벅지, 발바닥 순서로 나타나므로 피부를 눌러봐서 노란색의 피부가 얼굴에만 나타나면 빌리루빈이 5mg/dL, 복부 중앙까지 나타나면 12mg/dL, 발바닥까지 나타나면 20mg/dL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부색에 따라서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황달이 있다면 심한 정도를 알기 위해 반드시 피검사를 해야 한다.

가장 흔히 하는 황달 치료는 광선 요법이다. 피부에 축적된 빌리루빈은 빛을 쬐면 형태가 변하면서 담즙이나 소변으로 배설된다. 광선 요법을 시행하면 계속해야 하며 피부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기의 옷을 벗기고 자세를 자주 바꿔 주게 된다. 아기의 눈에 강한 빛이 노출되면 망막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대를 해서 눈을 보호하게 된다.

광선 치료의 부작용으로는 묽은 변, 피부 발진, 탈수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심한 부작용을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한 황달로 핵황달의 위험성이 높거나 광선 요법을 해도 빌리루빈 농도가 계속 증가할 때, 광선 요법 중에 빌리루빈 농도가 떨어지고 있더라도 핵황달을 시사하는 임상 징후가 있다면 교환 수혈이라는 치료를 하게 된다. 교환 수혈은 황달이 심한 아기의 피를 정상인 피로 바꿔 황달 수치를 빨리 떨어뜨리는 치료법이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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